5년동안 정말 한해도 빠지지 않고 비상경영을 했다.
매년 예산은 줄었고 일은 줄어갔으며 조직은 매년 합쳐지고 짤려지고 없서지고 그와중에 누가 짤려나갈지 모르는 공포속에서 몇년을 지냈다.
그러나 덕분에 이익을 늘어났고 회사의 재무지표는 나날이 개선됬다. 

그러면 된것일까...

별로 비젼이 안보여
어느회사나 멋진 비젼문구를 가지고 있다.... 최고, 글로벌, ..제일많이 쓰이는 단어
나는 회사를 다니며 그비젼이 내것이라고 생각한적이 없다. 그냥 먼 남에 나라 예기일 뿐이었다.
물론 나는 따라서 회사에 그리 좋은 인재, 달가운 인재가 아니었을 것이다.
문제는 나 뿐만 아니라 그 비젼을 자기거라고, 정말 나와 상관있는 비젼이라고 공감하고
다니는 조직원은 내 주위에 단 한명도 없었다라는 것이다.
5년동안 친한 조직원들과 매주 목요일 점심식사시간에 기도 모임을 하면서
가장 많이 나왔던 기도제목이 바로 그것이 었다. 개인적으로 별로 비젼이 안보인다..  

왜 회사는 조직원을 꿈꾸게 못하는가..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경영진 스스로도 비젼에 대한 확신이나 신념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다.
내가 기획실에 있었을 때도 비젼은 그냥 다른 회사에서 어떻게 하는지 를 벤치 마크하거나
컨설팅업체의 조언에 따라 그럴듯한 문구를 하나 만들고 그것을 CEO 가 승인하는 뭐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그러니 그것이 무슨 조직원들의 피를 끓게 하겠는가..
어쩌면 이것이 2세 3세 경영의 약점일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어떤 회사든 창립자는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그런 꿈을 가지고 그 사업을 이루었을 것이고
그것이 여기 까지 왔을테니 말이다.
따라서 후계자 입장에서  또다른 비젼, 새로운 패라다임을 펼지는 일은 정말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자칫 그 회사를 지탱하던 근간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옆에서 이러한 과도기를 지켜봤던 나로써는 정말 이 상황에 큰 공감이 간다.
창립자들은 대부분 엄청난 카리스마와 한편으로는 전 근대적인 황제식 경영을 통해
지금의 사업체를 일으켰고 후계자는 그런 창립자들에 그늘에 가려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후계자들은 많은 경우 무리수를 둔다.
말은 창업자의 뜻과정신을 이어가겠다고 하지만 내심 뭔가 더 뛰어 나고 싶고 인정받으려 한다
이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그런 동기는 사람보다는 성과에 더 치중하게 하는 경향이 있게 한다라는 것이다.
기업이란 사람들이 모여서 해나가는 유기체적인 ENTITY 인데 불구하고 사람이 안보이게 된다라는 것이다.
기업의 기초는 사람인데 사람이 잘되는 순간 기업이 잘되는 것인데
꺼꾸로 생각을 하고 사람을 기업이 잘되게 하는 도구로만 여긴다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직원들의 생각과 느낌은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성과에 몰입하고 지표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CEO 머리 위에 관리조직이 있고 배테랑 직원들이 있다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CEO 에게 그럴 듯한 숫자를 보여주고 일들이 그가 뜻하는 대로 잘 되어 있는 것처럼 잘 포장한다.
매번 비용절감을 외치면 비용절감이 되는 것 처럼 보이는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CEO로 하여금 그렇게 느끼게 해준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 앞에서 조직을 통합하고 사람을 짜르는 것 처럼 보여주지만  몇년이 지나면 내보낸듯 했던 그들도 모두
제자리에 돌아 와있다.
사실 본질적으로 변한건 하나도 없다라는 사실은 누구보다 직원들이 더 잘안다.
불쌍한 건 그 와중에 이리저리 채이며 앞길이 막막한 일반 직원들 뿐이다. 

사실 마케팅이나 세일등의 투자는 거의 쓰는 만큼 그 효과를 본다.
그러나 워낙 단위가 커서 비리가 생길 여지도 많다.
그리고 관리부서비한다면 그 효과가 명확하게 들어나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효과와
상벌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 매일 매일 주가를 통해 그 성과가 보여지는 IR팀같은 부서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문제는 일반 관리부서다
예를 들어 교육부서의 경우 멋진 교육을 프로그램을 통해 멋진 교육을 해도 그 효과는
너무나 점진적으로 천천히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러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탁월한 관리를 했다고 해도 별로 드러나지 않으며
반대로 엉터리로 해도 그것이 엉터리 였는지도 분별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가능하다 

CEO :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경영자 수업은 반응이 어때요?
교육담당 임원 : 끝내줍니다. 다들 좋다고 난리입니다.
직접 교육받고 있는 팀장: (속으로) 그런 거지같은 수업이 끝내준다고 참내...
CEO : 지금 진행하고 있는 혁신프로그램 잘 진행되고 있나요?
혁신담당 임원 : 네 잘 되고 있습니다. 
직접 추진하고 있는 팀장: (속으로)직원들 불만이 얼마나 큰데.. 어구구 내속이야...
CEO: 어이 김팀장 혁신프로그램 어떻게 생각하나?
직접 추진하고 있는 김팀장: (속으로는 직원들의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임원하고 평생 원수되기 싫어) 아 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간후 그 프로그램이 별 성과가 없다라는 것이 밣혀질 때는
(뭐 한 2~3년 후겠지) 이미 조직은 바뀌어져 있고 그 임원은 이미 승진한 상황에
그런 대화는 이미 오래전에 잊혀진 후일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조직원들의 불만은 쌓여가고 뛰어난 인재들은 이미 다른 회사로 옮기고 한 이후이다. 

그러다보니 이런 쪽의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마케팅비용, 세일즈 비용 이런 것에 손을 대기 마련이다.
광고비를 줄이고 성과없는 세일즈인들을 짤라내고 ...지점을 통합하고...

성장해야 산다
모 증권회사에 예를 들어보자
이회사 CEO 는 Sales 출신이다. 그래서 Sales 의 생리를 매우 잘안다.
그는 세일즈들이 법인카드 사용하는것을 Tight하게  관리하지 않았고 도리어 권장했다.
어차피 세일즈들의 생리상 그들이 돈을 더 벌어오는 상황이 아니면 절대 돈을 쓰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그는 스스로 잘 알고 있었고 처음 세일즈 할때는 그 상황이 어떤상황인지 잘모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꽤 격어야 한다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으며 새로운 세일즈들을 영입, 육성하기
위해서는 투자라는 것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 세일즈파워는 강해졌고 회사는 성장했다.
문제는 후계자가 오고 나서 부터였다. 재무출신인 그는 지금 이익율이 너무 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할수 있는 대로 비용절감을 했고 세일즈 법인카드사용을 타이트 하게 관리 하기
시작했다. 또한 새로운 세일즈를 영입하기보다는 차라리 잘하는 세일즈를 스카웃하였다.
처음에 이익이 늘고 주주들은 즐거워 했지만 이를 지켜보던 경쟁사에서 하나둘씩 베테랑 세일즈들
을 빼갔고 매출성장은 어느 순간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는 반대급부의 현상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 비용절감은 한계에 부딪쳤고 세일즈가 늘지 않으니 드디어 이익율도 감소하기 시작,
이에 대한 대책을 찾기 위해 컨설팅을 받았고 동시에 혁신부서, 경영관리부서, 진단부서등의
관리부서 조직원들만 점점 늘어났다.
그가 실수한 것은 이 증권회사의 중심은 법인영업이였다라는 사실이다.
아마도 그는 온라인 중심의 "원가 경쟁" 증권사나 일반인상대로 하는 지점영업증권 type
에는 아주 적정한 CEO 였는지는 모르지만 지금같은 B2B 관계중심, 세일즈 중심의 증권회사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물론 스카웃 되서온 세일즈들이 그런 환경에 적응했을리 없고 그들은 더 좋은 자리를 찾아 떠났고
비용절감을 해오는 상황에서 또다시 적극적인 스카우트를 할 고 육성된 새로운 세일즈도 없어
매출은 어느순간부터 급격히 줄어버리기 시작했다
따라서 당시 혁신, 경영관리, 진단부서들의 사람들은 줄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조직원들은 매일 매일 조직개편의 공포속에서 분위기는 것잡을 수 없이 다운되어 버렸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 아래서 조직활성화 교육이니, 팀워크니 이런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니 그걸 담당하던 교육팀의 성과도 마치 무능한것으로 비쳐질 것이고
애꾸진 교육팀만 날라갈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경영관리팀이 일을 잘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근본적인 문제는 CEO 인데
그들이 자기 목이 안 아까운 이상 감히 문제의 핵심이 CEO다라고 말할리도 없을 것이고...
이런 식의 잘못된 경영전략으로 원인으로 인해  매년 비상경영에 지쳐가는 기업들이
정말 한둘이 아니다. 

타잇트한 비용절감과 효율성으로 원가경쟁하는 회사의 문제는 언제나 사람이다.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사람들이 지쳐하고 동기가 없고 비젼이 없다.
그러면 그 회사는 처음에는 잘되는 듯하고 이익이 늘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듯 보여도
결국 한계에 부딪치고 그리고는 급격하게 쇠태하기 마련이다. 

힘들더라도 도약해야한다.
새로운 시장을 뚫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도전해야한다.
그래서 외형이 자라야 한다.
후계자들은 실패를 두려워 한다. 가진 것을 지킬 려 한다.
그러다 보니 가진것을 좀더 깍고 정교하게 하고 효율적으로 하는것이 더 집착한다.
그러나 그건 정말 답이 아니다. 

답이 아닌지 맞는지는 조직원들을 조금이라도 더 관심있게 관찰해보면 안다.
그들이 꿈을 꾸며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