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소프트웨어공학/New Technology

소프트웨어 스택(Stack) 시대의 단상

임똘 2010. 8. 25. 14:11

소프트웨어 트렌드 및 전망 관련 몇몇 리포트를 보면 빠짐없이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SW 스택(Stack) 전략입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IT 컨버전스가 강화되기 시작하면서 SW 분야에서도 점차 시스템의 복잡성을 줄이고, SW의 설치 위험과 비용을 낮추기 위해 SW 스택 전략이 거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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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스택 전략이란 운영체제에서부터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SW 전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품군을 갖추고 이들 제품간 융합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고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합니다.

 

근래 몇 년 동안 IBM, MS, 오라클 등 대형 글로벌 SW 벤더들이 여러 SW 기업들을 인수 합병하면서 SW 스택 전략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기 위한 것일 겁니다.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SW 스택의 장점은 이렇습니다. 고객 비즈니스와 최적으로 결합되는 다양한 기술요소가 화학적으로 융합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기에 성능, 관리, 통합을 위한 불필요한 투자와 노력 축소되고,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시스템 통합 비용 절감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운영관리의 효율성 높여 궁극적으로 TCO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Best of Breed 시대

IT Convergence 시대

IT기술 제공 방식

SI기업 주도의 시스템통합 서비스 제공

SW 스택을 통한 토탈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제공

기술과 비즈니스의 우선성

선택된 기술요소에 맞춰 시스템 최적성 좌우

비즈니스 목표에 맞춰 최적으로 융합된 기술요소 적용

기술 통합의 성격

기술요소의 물리적 연계통합

기술요소의 화학적 융합

고객의

신기술 적용 시점

해외에서 선적용 후 (외국계) SW벤더 통해 국내로 확산시  적용 가능

자사 비즈니스와 최적으로 결합되는 솔루션을 다양한 원천기술 기반으로 먼저구현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에 미치는 결과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경쟁업체보다 늦게 신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시장 후발자 입장에 서게 되어 시장장악 힘듦

최신 표준기술을 채택한 최적의 솔루션을 경쟁업체보다  먼저 적용해 time-to-market 실현 가능

TCO 절감 관련

별도의 높은 통합비용과 위험 감수 불구, 유지비용 지속적으로 증가

단기적으로 SW제품간 통합비용 부담 해소, 장기적으로 운영, 유지보수 비용 절감

 

아무튼 앞서 언급했듯이 SW 스택이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인 것만은 분명한데, 사실 우리네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 즐거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몇몇 대형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특정 분야에서 잘 나가는 SW 기업들을 싹슬이 하다 보니 SW 기업 경쟁력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국내 SW 산업의 현실을 살펴볼까요? 국내 SW 시장 규모는 전 세계 시장 대비 1%에 불구합니다. 이웃 일본과 비교해도 1/10 수준이지요. 그나마 그것도 외국계 기업의 점유율이 80% 이상입니다. 패키지 SW 경우에도 세계 100대 기업 중 국내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고 연 매출이 10억 이하인 업체가 국내 SW 기업의 70%가 넘는 등 아직 국내 SW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한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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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SW 스택 전략처럼 몇몇 대형 글로벌 기업의 영향력만이 더욱 확대되는 이와 같은 흐름은 국내 SW 산업의 발전이나 국내 SW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티맥스소프트가 운영체제 기술 및 CRM, ERP 등 애플리케이션 제품들을 발표하면서 개방형 SW 스택전략을 펼친다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판단됩니다. 글로벌 대형 SW 벤더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SW 스택을 갖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마케팅이나 영업 등 기타 다른 역량들은 차치하더라고 최소한의 SW 스택을 위한 기술력과 제품군을 갖춰야 글로벌 경쟁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안 그런다면 향후 도태되어 망하거나, 인수합병 당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SW 시장은 초기 선점이 어렵지만 규모의 경제 및 네트워크 효과가 매우 강해 시장 점유가 확대될 수록이 이익이 급증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국내 SW 산업의 국가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다들 강조하고 있지요. 정말 SW 산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단순히 위기의식만을 느껴서만 될 문제가 아니겠지요.

 

정말 향후에 IBM, 오라클, MS 3개사가 국내는 물론 전세계 SW 시장 100% 석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정말 단지 우려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SAP MS IBM이 인수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말들이 나오니 말입니다.

 

몇몇 SW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하는 국내 SW 기업들이 있습니다. 물론 아쉽게도 규모가 큰 운영체제나 데이터베이스 등의 분야는 여전히 외국 업체이지만 말입니다. 꿈 같은 이야기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전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분야가 국내 SW 기업에서 나오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위기감이나 패배주의 같은 절망감보단 어떤 상황에서든 희망을 가지는 것이 더 낫다고 저는 생각합니다.